모두들 안녕히 지내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랜 기간 꿈꿔왔던 '교사'라는 직업을 뒤로하고 저는 비슷하지만 다른 일을 하며
하루하루 무탈히 보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던 저였지만
임용 후 마주하게 되었던 현실의 막강한 벽 앞에 속절없이 무너져
매일을 울고불고 난리 치며
그저 이 아픔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아주 수동적인 인간으로 변해버렸었지요.
그러기를 1년,
이렇게 살 수는 없다며
뒤도 안 보고 떠나왔는데
그놈의 현장학습은 왜 이렇게 가고 싶고,
갤러리엔 아직 못 지운 아이들 얼굴이 아른아른
어디 캐나다나 유럽에서 태어났음
아주 행복한 교직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었을까요?
아이들을 누구보다 사랑하지만
다시 함께하기엔 지난 시간들이 너무 아팠어서
다시 돌아갈 엄두조차 못 내는 겁쟁이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기에 그저 지나가는 길에 이 공간에 들러
남아계신 선생님들이나 응원하려 합니다.
지금 보람차고 행복하시다면,
예, 정말 다행입니다.
지금 너무 아파 속이 곪아 문드러지고 있다면
예, 당장 박차고 나오십시오.
아이들은 꼭 우리가 아니어도 무탈히 잘 성장해 줄 겁니다.
어릴 적 군대 가러, 출산 하러 떠나시던 제 담임선생님을 씩씩히 보내주던 저처럼요.
꼭 무슨 이유가 있어야만 그만둘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저 여기까지였노라고.
사랑하는 너희들을
건강한 마음과 정신으로 사랑해 줄 수 있는 게
여기까지였노라고.
더 이상은 힘이 남아있지 않아 어쩔 수 없노라
용서해달라 하면
세상에서 가장 착한 우리 아이들은
부족한 어른을 마땅히 감싸 안아주고도 남을 사랑으로
우리를 보내줄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아파도 함께하기로 결심했다면
매 순간 괴로워마시고
아이들 웃을 때 한 번 더 웃으시고,
아이들 울 때 함께 울어 버리시며
그렇게 훌훌
가장 천진한 마음으로
거짓 없이, 가식 없이
부조리한 세상에서 남아있는
마지막 청정보루처럼
선생님의 인생을 꾸려나가 주세요.
무엇이 되었든
가실 모든 길에서 최선을 다할
모든 선생님들의 앞날을 응원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