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서 작품으로, 평범한 삶이 기록이 되다.
(인천광역시교육청=서서희 시민기자) 누구나 자신의 삶에서 기록해 두고 싶은 기억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당시의 감정이나 구체적인 장면은 흐릿해진다. 인천광역시교육청중앙도서관은 이러한 시민들의 삶을 글로 기록하고 작품으로 완성할 수 있도록 2026 중앙저자학교 ‘기억에서 작품으로, 인생 기록 에세이’를 운영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지나온 삶의 기억을 꺼내 글로 기록하고,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해보는 과정으로, 8월 12일부터 9월 16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3시 30분까지 중앙도서관 하늘누리터에서 총 6회 진행된다.

이번 프로그램은 지역주민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소중한 기억을 한 편의 작품으로 완성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에세이 글쓰기 수업의 저자 이지니 작가가 강사로 참여해 수강생들의 기억을 글로 풀어내는 과정을 함께한다.
일상의 장면에서 글감을 찾다
이번 수업에서는 ‘내 인생에서 책이 될 장면’, ‘나를 위로했던 공간의 기억’처럼 자신의 삶에서 경험했던 구체적인 장면과 공간을 돌아보며 글을 쓰게 된다.
이지니 작가는 “인간이 태어나서 기록을 하지 않으면 그저 흐릿한 기억만 남을 뿐입니다. 세세한 감정과 디테일은 기록하지 않으면 잊혀집니다”라며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기록’의 중요성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픔, 추억, 선물, 기억과 같은 주제에 자신의 일상에서 경험한 구체적인 장면과 감정을 더해 기록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평범한 일상도 구체적으로 기록하다 보면 자신의 삶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지니 작가는 이번 수업을 통해 수강생들이 자신의 삶을 기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는 계기를 갖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중년이나 경력단절 여성들이 글쓰기를 통해 앞으로의 삶과 새로운 꿈을 준비하는 동력을 얻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읽기와 쓰기 사이, ‘걷기’와 사색
이번 프로그램은 인천교육의 주요 정책 브랜드인 ‘읽·걷·쓰’와도 맞닿아 있다. 인천교육청 중앙도서관은 ‘읽걷쓰’ 문화의 정착과 확산을 위해 독서와 글쓰기를 통한 시민 저자 양성 및 출판을 지원하는 ‘중앙저자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중앙저자학교에서는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글쓰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시민이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책과 작품으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기억에서 작품으로, 인생 기록 에세이’ 역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기억 속 장면을 꺼내어 글로 기록한다는 점에서 중앙저자학교의 취지와 연결된다. 이지니 작가는 “보통 글쓰기라고 하면 ‘읽기’와 ‘쓰기’만 생각하기 쉬우나, 읽기과 쓰기 사이에서 중요한 과정은 사색이다”라며 ‘읽·걷·쓰’에서 걷기의 역할을 ‘사색’과 연결해 설명했다.
사색은 앉아 있을 때보다 걸을 때 깊어질 수 있으며, 읽고 걷고 쓰는 과정이 깊이 있는 글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이번 프로그램에서 걷기는 단순한 신체활동이라기보다 자신의 경험과 기억을 생각하고 글감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수강생들은 무엇을 기록하고 싶을까
수강생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유도 다양했다. 40대 중반의 한 수강생은 글쓰기를 배우고 싶어서 이번 프로그램에 신청했다고 말했다. 평소 글쓰기에 대한 관심은 있었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 미루고 있다가 강좌를 발견하고 바로 신청했다.
그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좋은 기억보다 부정적인 기억에 더 많이 시선이 머물렀다는 점을 이야기하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삶에서 좋았던 순간들을 기록해두고 싶다고 말했다. “나한테 좋았던 순간들을 기록으로 남겨서 언제든지 꺼내보기 쉽게 만들고 싶어요. ‘내가 이럴 때가 있었지’ 하며 나중에 꺼내볼 수 있도록 글로 남기고 싶습니다”라고 참가 이유를 전했다.

또 다른 수강생인 송경희 씨는 70대의 삶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송 씨는 오래전부터 자서전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번 프로그램의 제목을 보고 자서전 형식으로 자신의 삶을 기록해보고 싶어 신청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10대부터 현재의 70대까지를 10년 단위로 나누어 자신의 삶을 기록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그녀에게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6·25전쟁으로 잃고 외가와 친가를 옮겨다니며 성장했던 기억도 있다. 이러한 경험을 포함해 자신의 삶에서 겪었던 특별한 경험과 아픈 기억을 글로 남기고 싶다고 했다.
송경희 씨는 자신의 삶을 단순히 과거의 기록으로 남기는 데 그치지 않고,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우여곡절과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지만, 그래도 스스로를 만들어가며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글을 쓰면서 내 자신에게 ‘애썼다’ 하고 따뜻하게 위로해주고 싶습니다.”

글쓰기로 삶을 기록하고 다음을 준비하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글쓰기는 지나온 기억을 정리하는 활동이면서 앞으로의 삶을 생각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지니 작가는 글에는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힘이 있기 때문에 글을 쓰는 사람의 마음가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글이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글을 쓰는 자신의 태도 역시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수강생들에게는 자신의 삶을 기록하는 구체적인 목표가 있고, 작가에게는 기록을 통해 삶을 바라보는 태도를 변화시키고 다음 삶을 준비하도록 돕겠다는 교육적 목표가 있다. ‘기억에서 작품으로, 인생 기록 에세이’는 자신의 삶에서 지나온 장면을 찾아 기록하고, 그 기억을 글로 표현해보는 프로그램이다. 6주간의 수업을 통해 수강생들이 어떤 기억을 선택하고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완성해갈지 주목된다.
서서희 시민기자
nickey0711@naver.com
1. 인천교육청중앙도서관 ‘기억에서 작품으로, 인생 기록 에세이’ 일정 및 르포그램 안내
2. ‘기억에서 작품으로, 인생 기록 에세이’ 강사 이지니 작가
3.‘기억에서 작품으로, 인생 기록 에세이’ 수업 장면
4.‘기억에서 작품으로, 인생 기록 에세이’ 수강생 송경희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