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에서 '평화교육의 허브'로… 교동도 교동초교 지석분교, '청소년평화교육센터'로 재탄생
(인천광역시교육청=김용경 시민기자) 인천 강화군 교동도에 위치한 옛 지석초등학교 분교(교동초등학교지석분교장)가 폐교의 모습을 벗고 대한민국 평화교육의 새로운 거점으로 다시 태어난다.
인천광역시교육청과 난정평화교육원이 추진하는 청소년평화교육센터 조성사업이 7월말일까지 외부 리모델링 완성 하고 8월말까지 내부 환경 정비 공사를 마무리하고 11월 개소식을 목표로 막바지 준비에 들어갔다.
이번 사업은 단순히 폐교를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평화교육 연구와 교사 연수, 청소년 체험교육(평화교육심화프로그램), 지역 공동체 활성화를 아우르는 전국 최초 수준의 복합 평화교육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의미가 있다.

▲리모델링한 청소년평화교육센터 전경
인구 소멸의 상징에서 평화교육의 상징으로
교동도는 한때 인구가 2만 명을 넘고 초등학교만 네 곳이 운영될 정도로 활기가 넘쳤던 섬이었다. 그러나 산업구조 변화와 출산율 저하, 고령화 등의 이유로 현재 인구는 약 2,600여 명까지 감소했으며 매년 70~80명씩 줄어드는 대표적인 인구소멸지역이 되었다. 네 곳의 초등학교 가운데 세 곳이 폐교되었고, 현재는 120여 년의 역사를 가진 교동초등학교만 전교생 20여 명과 함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학생 수 감소로 문을 닫은 학교를 방치하는 대신 교육과 문화, 관광이 융합된 복합공간으로 재생해 지역 활성화의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정책 아래, 2019년 폐교된 난정초를 난정평화교육원으로 조성한 데 이어 2023년 폐교된 지석분교까지 평화교육 거점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석분교 당시 모습
"학교가 다시 사람을 모으는 공간이 되길"
난정평화교육원 김명순 원장은 "지석 폐교는 청소년평화교육센터로 조성하기 위해 예산을 확보했고 현재 공간별 내부 환경 조성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중앙 건물은 도서관과 공연, 전시가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지며, 뒤편 세 개 동은 평화교육 연구자 숙소(연구공간)과 명상실, 활동 중심 프로그램을 운영할 다목적실로 활용된다. 또 운동장 옆 별관은 주민 커뮤니티홀과 지석초등학교 역사관 형태로 조성해 학교의 역사와 마을의 기억을 함께 기록하는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특히, 교동도가 지닌 접경지역으로서의 역사적 아픔과 평화의 소중함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공간도 함께 활용된다. 학교 부지 내에 남아 있는 옛 방공호 시설에 대한 관련 자료와 유산을 확인·보존하여, 과거 분단과 대립의 유물이 청소년들에게 평화와 생명의 가치를 전하는 소중한 체험·역사 교육 현장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김 원장은 "폐교가 다시 사람을 모으고, 마을과 청소년을 연결하는 공간이 되는 것이 가장 큰 의미"라며 "지역 주민들이 함께 이용하고 세계의 평화교육 전문가들이 찾는 공간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체험을 넘어 연구와 교사 연수까지
지석 청소년평화교육센터는 기존 난정평화교육원과 기능을 차별화한다. 난정평화교육원이 학생과 시민을 대상으로 한 평화 체험교육을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지석센터는 평화교육 연구, 교사 평화교육 전문가 양성연수, 청소년 특화 프로그램 등을 담당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체계적인 학문으로 자리 잡지 못한 평화교육학 연구를 위해 수도권 대학과 연구기관 전문가 15여 명이 참여하는 상설 연구 네트워크가 이미 구성됐으며, 현재까지 네 차례의 연구포럼도 진행됐다. 앞으로 연구 성과는 교사 연수 프로그램으로 이어지고, 초·중·고 교육과정에 적용할 평화교육 콘텐츠 개발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도서관및 전시장소로 공사중인 공간
지역과 함께하는 열린 교육공간
센터는 교육시설에 머물지 않고 지역과 함께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된다. 주민 커뮤니티홀과 역사관을 통해 지석초등학교와 교동도의 역사, 주민들의 삶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지역 아카이브 기능도 수행한다. 또한 강의실과 세미나실, 전시공간, 미디어실, 체류형 숙소 등을 갖춰 연구자들이 일정 기간 머물며 교육과 연구를 함께 진행하는 체류형 교육시설로 운영된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는 예산 삭감과 추경, 이월, 자재비 상승, 시공사 선정 문제 등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다. 현재 리모델링 공사는 마무리 단계이며 오는 11월 공식 개소를 목표로 준비가 진행 중이다.

▲연구공간및 명상실 로 사용할 공간

▲주민 커뮤니티홀과 지석초등학교 역사관으로사용할공간
교동도의 평화교육은 이제 국제무대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 스페인 그라나다대학교에서 열린 국제평화교육 학회에서 2028년 국제평화교육학회의 인천 개최가 최종 확정됐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의 평화교육 전문가들이 교동도를 찾아 학술회의와 워크숍을 진행할 예정이며, 지난해 UN평화대학과의 협력에 이어 국제적인 평화교육 네트워크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방공호
인천광역시교육청은 "학생 수 감소와 학령인구 축소로 문을 닫은 학교를 방치하지 않고, 교육·문화·관광이 융합된 복합공간으로 재탄생시켜 지역 활성화의 거점으로 활용하고자 한다"라며 "부지 1만 6,366㎡, 건물 연면적 1,547㎡ 규모의 지석분교 시설을 활용한 청소년평화교육센터는 강화 교동도의 지리적 특성을 살린 독창적인 평화교육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곳에서 평화 체험과 갈등 해결, 자연과의 공존을 주제로 한 체계적인 교육·연구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난정평화교육원과 함께 인천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번째 평화교육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연구동 과 메인건물 리모델링 한 모습
한때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지석초등학교 분교는 이제 평화를 연구하고, 배우고, 실천하는 공간으로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폐교의 재생은 오래된 건물을 새롭게 꾸미는 일이 아니라, 지역의 기억을 이어가고 미래 세대에게 평화의 가치를 전하는 일이다. 교동도의 작은 학교에서 시작된 이 변화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평화교육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석분교 정문
nara5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