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정평화 교육원
(인천광역시교육청=김용경 시민기자)소풍도 나들이도 이제는 의미 있게 보내고 싶었다. 인천 송현초등학교 제28회 졸업생 15명은 지난 6월 21일, 강화 교동도에 위치한 인천시교육청난정평화교육원을 찾았다.
내년이면 칠순을 맞이하는 이들은 단순한 동창회 자리를 넘어, 평화를 생각하고 삶을 되돌아보는 뜻깊은 하루를 보내고자 이번 일정을 기획했다. 이번 방문은 송현초 28회 동창회의 정기모임 일환으로, 6·25를 전후한 시기에 실향민이었던 부모 세대를 떠올리며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자리였다.
참가자들 중에는 부모님이 이북 출신인 경우가 많았으며, 현재 생존해 계신 분도 있는 반면, 이미 작고하신 분들도 있다. 친구들은 “이제는 부모님 세대를 기억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라며 이번 방문의 취지를 설명했다.

▲난정평화원 카페에서
난정 평화교육원은 인천광역시교육청이 운영하는 평화 통일 교육 전문기관으로, 실향민 마을의 역사화 문화를 바탕으로 다양한 교육,전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은 물론 인발 시민과 단체 방문도 활발히 이어지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평화 교육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당초 일정은 교동도의 숲길을 걷는 ‘평화의 숨’ 프로그램이었으나, 전날 내린 많은 비로 인해 안전상의 이유로 '격강천리라더니' 프로그램으로 변경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차량을 이용해 망향대 입구까지 이동한 뒤, 약 200m를 도보로 걸어 망향대에 도착해 북녘 땅을 조망하며 분단의 현실을 체험하는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세미나실에서의 체험 소개
이날 아침 8시, 동창들은 인천시교육청에서 지원한 교육용 차량을 이용해 부평역 앞 지구대를 시작으로 부평구청역과 가정역에서 하나둘씩 탑승하며 강화도로 향했다. 코스는 바뀌었지만, 프로그램은 차분하고 감동적으로 진행되었다. 아침 8시, 동창들은 인천시교육청에서 지원한 교육용 차량을 타고 부평역 앞 지구대를 시작으로 부평구청역, 가정역에서 하나둘씩 탑승해 강화도로 향했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편 없이 이동할 수 있었던 데 대해 참가자들은 “덕분에 무리 없이 소풍 온 기분이었다”며 교육청의 배려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교육원에 도착한 일행은 교사의 안내로 세미나실에서 전체 일정을 안내받았고, 김명순 원장의 따뜻한 환영 인사와 함께 평화교육원의 설립 취지와 운영 철학에 대해 소개받았다. 이어 내부 카페에서 차 한 잔을 나누며 오랜만에 다시 만난 친구들과 정을 나눈 뒤, 전시실로 자리를 옮겼다.


▲전시실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점심 식사 후에는 교육원의 핵심 장소인 망향대를 찾았다. 이곳은 실향민들이 북녘의 고향을 바라보며 그리움을 달래던 장소로, 망원경을 통해 바다 건너 연백 평야를 조망할 수 있다. 이날 망향대에서는 실향민 3세이자 가수인 안도 씨가 고향을 주제로 한 노래를 들려주었고, 참가자들은 말없이 귀를 기울이며 깊은 울림을 나눴다.
특히 일부 참가자들은 “아직도 어머님의 원적 주소를 기억한다”, “다음에는 어머님을 꼭 모시고 다시 오고 싶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망향대 표지석과 망향대 지킴이 실향민3세 안도 가수

▲망향대에서 기념 사진촬영
교육 프로그램을 마친 뒤, 동창들은 교동의 중심지인 대룡시장으로 이동해 자유롭게 전통시장을 둘러보며 하루의 여운을 정리했다. 인천으로 돌아온 후에는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며 “이 나이에 친구들과 이렇게 뜻깊은 시간을 보낼 줄 몰랐다. 참 고맙고 뿌듯한 하루였다”는 소감을 나누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대룡시장
이번 인천 송현초 28회 동창들의 방문은 단순한 회고나 재회의 의미를 넘어, 세월 속에 깊어진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평화와 공존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긴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nara5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