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교육청=김용경 시민기자) 장애를 가진 학생들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라는 새로운 장에 들어설 때 여러가지 선택의 길이 주어진다. 대부분의 장애 학생들은 장애 학생들만 모여있는 특수학교로 입학하거나, 비장애 학생들과 어울려 학교생활을 하는 일반학교 특수반에 입학해 통합교육을 받는다.
일반학교에서는 특수교육대상학생에게 최소한의 분리 교육을 실시해 또래 학생들과 필요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수교육대상학생에게는 일반 사회생활에서 요구되는 사회성과 의사소통능력을 발달시키는 기회를 얻게 하고, 비장애 학생들에게는 특수교육대상학생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바탕으로 다양성을 인정하고 배려와 나눔 실천을 배우게 한다.

▲인천 특수학교 현황(출처: 인천시교육청 홈페이지)

▲지역교육청 특수반 현황(출처: 인천시교육청 홈페이지)
장애학생들의 일반 학교에서의 학교생활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6월 부광중학교 특수반 교실을 찾아 2학년 한대승 학생을 인터뷰했다. 한대승 학생은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 감각지각 및 감각통합능력 등에 장애가 있다. 이날 한대승 학생의 어머니는 상담차 학교를 방문해 자연스럽게 함께 인터뷰에 참여하게 됐다.
부광중학교는 현재 총 학생수 633명으로, 전체 21학급, 특수학급 1학급을 운영 중이다. 특수반 학생은 총 7명이고 교사 1명과 특수교육실무사 1명이 재직 중이다.

▲부광중학교 중앙 현관 모습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반학교에 있는 특수반이 장애학생만을 모아 한 반을 꾸려 별도의 수업을 하는 줄 아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지 않다. 대개 일반 중학교의 특수반은 6명 내외의 학생으로 비장애 학생들과 같이 원반에서 수업을 하다가 장애학생에게 어려운 과목과 활동, 그리고 장애학생이 사회에 적응이 필요한 수업은 특수반 교실로 와서 개개인에게 맞는 수업을 학생 맞춤형으로 진행한다.

▲인터뷰로 만난 한대승학생과 어머니
한군의 어머니는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로 진학한 이유에 대해 묻자 일반 학생들과 호흡, 소통하면서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공동체 생활을 할 힘을 키울 수 있도록 특수반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보호자로서 바라볼 때 학교생활에 어려운 점은 없냐는 질문에는 한군이 수업을 마치고 학교에서 청소하는 것에 어려움을 보인다고 했다.
"집에서는 청소기를 돌리면 되는데,
학교에서는 빗자루로 쓸어야 하고 쓰레받기로 담고 밀대로 밀어야 하는데
집에서 하지 않아서 그런지 어려워해요"
한군은 초등학교 2학년때 쯤 아기들이 옹알이하는 정도의 말로 겨우 언어 소통을 시작했다고. 중학생이 되면서는 혼자서 등하교를 할 수 있게 됐다.
"그래도 대승이는 차분하고 얌전한 편인데,
소리를 지르고 과격한 행동으로 모두를 긴장시키는 것에 비하면 다행이에요"
학부모에게는 장애학생을 전문적으로 하는 특수학교로 보내는 것이 나은 선택은 아닐까? 한군의 어머니는 특수학교는 입학하기 까다롭고, 일반학교 특수반도 들어오기 쉽지 않았다고 고개를 저었다. 한군이 현재 학교 생활에 만족하고 있고, 특히 반에서 한 달 한 번 열리는 생일파티를 좋아한다고.
“‘우리 대승이가 1등을 할겁니까? 아니지요.
저는 우리 대승이가 반친구들과 잘 지내고 서로 소통하며 지내는 것을 원하기에
지금 반 친구들과 선생님들께 감사할 뿐이에요"
방과후와 주말에는 어떻게 생활하는지 물어보니 학교가 끝나면 일반 학원은 못 가고 집에서 생활한단다. 집에서 일대일 수업을 해야 하기에 사교육비가 많이 들어 부담이 간다고. 특히 언어 치료는 일주일에 3일을 하는데, 정부지원금은 한정이 있어서 자부담이 많이 든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특히 한군은 집에 오면 힘들어해서 바로 다른 수업을 이어서 하지 못하고 휴식이 필요한 상태다. 또한 방과후에도 배워야 할 것이 많아 여가활동을 많이 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어머니는 말했다.
휴일에 복지관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활동하면 좋지 않냐고 질문했더니, 시간이 맞지 않아 참석을 못하기도 하지만 복지관 대부분 프로그램은 초등학교 이하 아이들에게 맞춰 있어서 중학생인 한군이 참여하기엔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능하면 수업시간이나 방과후에 공방이나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학교밖 시설에서 개설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장애인 자녀를 키우며 지원을 많이 해주는 지역으로 이사하려고 했는데,
대부분이 비슷해서 이사를 하지 않고 있어요. 인천시교육청은 장애인 지원이 좋은 편이에요"
이날 특수반 수업은 부루마블을 활용한 계산 수업으로 특수반 담당 배태호 선생님이 학생들이 알아 듣기 쉽게 게임 소개를 하며 방법을 설명했다. 주사위를 굴려서 비어 있는 땅을 구매하고 경쟁하는 게임으로 다른 사람이 소유한 곳으로 들어가려면 통행요금을 내야 하며, 통행요금은 설치한 건물에 따라 가격이 다른데, 통행요금을 못 내면 게임에서 패배한다는 규칙이다. 실제 돈에 가까운 화폐를 대체해 화폐 계산 교육을 적용하고자 하는 교육 의도로 보였다.

▲ 한군에게 게임 설명을 하는 특수반 담당 선생님

▲ 게임 룰에 맞추어 상대와 게임을 하면서 계산을 하는 한군
배태호 선생님은 “옛날과 다르게 요즘은 장애 관련 공감교육이 조기부터 활성화되어서 일반(비장애) 아이들도 장애 학생을 직접적으로 괴롭히거나 무시하는 일은 많이 감소 줄었다"며 "다만 그에 따른 부작용인지 일반 아이들이 먼저 다가가서 친밀하게 같이 노는 빈도가 줄어든 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저는 매 쉬는 시간마다 제 아이들을 모니터링하면서 조금이라도 같이 어울리고 싶어하는 아이가 보이면 보드게임이나 간식 등을 마련해서 특수반 아이들과 같이 놀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편"이라며 "이러한 방법 등으로 제 아이들이 즐겁고 아름답게 중학교 시절 추억을 차곡차곡 만들어 갔으면 하는 것이 저의 소망"이라고 덧붙였다.
장덕자 부광중 교장은 “장애가 있는 학생이든 비장애 학생이든 모든 아이들은 사랑받고 존중받으며 건강하게 자라야 한다”며 “밭에 씨앗을 심어 농사를 짓듯이 햇볕과 바람과 토양이 적절한지를 우리 어른들이 돌보아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어른들은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해서는 안 되고, 기다림과 사랑이란 거름을 주면서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며 “특히 장애가 있어 발달이 늦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일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인간사회에서는 발생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학교급식에서 새우 알레르기가 있다고 새우 관련 반찬을
단체 급식에서 모두 빼는 것은 새우를 못 먹는 아이가 다른 친구에게 비난받게 하는 일입니다.
새우 알레르기가 있는 학생에게 오늘 급식에서 새우 반찬이 나옴을 미리 알려주고,
새우 반찬 이외에 다른 반찬을 제공해서 친구들과 즐겁게 급식을 하도록 조치하는 것처럼,
장애가 있는 학생에게는 다른 방법으로 교육활동을 하여
친구들과 잘 지내며 건강한 학교생활을 제공해야 합니다. 학
교는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서로 협력하면서 상생하는 작은 사회여야 합니다.”

▲ 방과후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어울려 카메라 앞에 포즈를 취하는 학생들
한군의 수업 장면과 학교생활 모습을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처럼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경계가 무너져, 각자 개별적인 특성을 존중하는 자세로 유연하게 다가가 한 인격체를 이해해 주고 공감하면서 다양성을 인정하는 아름다운 사회가 구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nara57@ hanmail.net